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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핫한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관람했습니다. 원작 만화의 주인공 강백호가 아닌 송태섭의 시점으로 영화를 끌어가는 산왕공고와의 대결을 알아보고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학창 시절의 대한 추억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리뷰

만화 원작인 슬램덩크에서 숱한 명대사와 명장면들로 시대의 아이콘 반열에 선 <슬램덩크>가 극장판으로 돌아왔다. 2023년 1월 4일에 개봉해 국내에서도 관객수 290만 명을 돌파했다. 전국 제패를 목표로 달리는 북산고 농구부, 그중에서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송태섭이다. 송태섭은 어릴 적 형과의 약속을 잊지 않고 형을 따라 최고의 농구선수가 되려고 한다. 농구 천재라고 불릴 만큼 농구를 잘한 송태섭 형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이런 형의 그림자는 뜻하지 않게 남겨진 모두의 마음 구석에 자리 잡아 있다. 이번 전국 대회의 시작과 함께 만난 산왕공고와의 대결엔 많은 것이 걸려 있었다. 이 영화는 자신의 입지와 위치를 아주 섬세하게 분석했다. 대다수의 추억의 만화를 극장판으로 옮기면 현실적으로 원작의 규모와 명성에 비해 극장판들이 원작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극장판이 실패했을 경우엔 원작보다 못하다는 비평을 지울 수 없다. 거의 30년에 가까운 원작과의 시간과 명성을 극장판에서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원작과 동일하게 제작되었을 경우 실패할 경우가 아주 컸으리라 생각된다. 팬들을 극장까지 모으기 위해서는 팬이 아닌 사람들까지 끌어모으기엔 0이 아니라 마이너스에서 출발해야 한다. 당연히 요즘 세대들은 슬램덩크 만화책을 보지 않은 사람도 대다수일 것이다. 그래서 가려던 발길조차 돌리기 딱 좋고 그렇게 무너진 시리즈 극장판도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이 영화는 모든 것을 장점화 시켰다. 추억의 캐릭터와 줄거리는 원작 팬들에게 농구의 대중화를 어필하는 포인트가 되었다. 모르고 봐도 재미있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것을 영화화한 작품이라면 최고의 결과가 될 수 있다.

송태섭의 시점으로 본다

원작 시리즈의 주인공인 강백호 대신 송태섭을 극장판의 주인공으로 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였을 것이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원작팬들에게도 새삼스러운 선택이다. 모르고 보면 전형적인 스포츠 드라마이고 알고 보고 송태섭이라는 신선한 조연의 이야기가 되니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스토리상으로 탄탄하게 그려냈다. 어릴 적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주던 형과의 인연으로 농구를 시작하고 한 골이라도 더 넣으려 온 힘을 쏟는 송태섭의 성장과 비상을 그리고 있다. 캐릭터의 파급력은 대단하다. 이 영화는 실화가 아닌 실화로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송태섭의 어렸을 때의 기억들은 하나의 추억이라는 커다란 단어마저도 작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그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순간들, 장면들은 30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지나 살아 움직이는 광경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다. 송태섭과 산왕공고에 영화의 초점을 맞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백호와 정대만 등의 다른 캐릭터들도 잊지 않고 보여준다. 실제 농구시합과 같은 장면 연출이 더해지면서 러닝타임을 지배하고 관객의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흥미진진해진다. 극장판이 나왔음에도 충분히 신드롬을 부활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뻔한 스토리를 뻔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옛 추억을 되새기며

90년대에 나온 원작 슬램덩크는 농구 열풍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 당시 중/고등학교에 다녔던 사람들이면 슬램덩크를 보고 농구하러 많이 갔었던 기억이다. 단순히 농구하는 내용만 있으면 사람들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농구를 전혀 모르는 강백호가 짝사랑하는 소연이를 위해 농구를 시작하게 된다. 강백호가 주인공으로 캐릭터가 아주 재미있다. 무식하면서 순수하고 용기 낼 수 있는 그런 멋있는 캐릭터이다. 누구나 강백호처럼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 원작 만화의 주인공은 강백호였고 극장판에서도 원작과 같이 주인공이 강백호라고 생각했는데 송태섭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아예 못했다. 강백호 주위에서 조연을 했던 송태섭이기에 사실 극장판 보고 놀라긴 했다. 원작을 보면서도 송태섭의 가족이나 개인적인 얘기는 별로 못 본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저 키가 작고 가드 역할만 해주는 캐릭터라고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신선하게 느껴졌다. 송태섭에 대해 가족이나 개인적인 얘기를 알게 되었고 왜 그렇게 열심히 농구를 했는지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원작처럼 뻔한 스토리를 극장판에서 했으면 더 지루할 뻔했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극장판은 슬램덩크이지만 새로운 슬램덩크를 보는 느낌이라 신선하고 좋았던 것 같다.